모비 딕은 안 읽었어도 너무나 유명한 문구가 있다.

Call me Ishmael

나는 n년 전 부터 스스로를 프로그래머, 개발자가 아닌 "비즈니스" 프로그래머라고 생각한다. 말로하면 너무 중2스러워서..

사실 일은 똑같다.
'누구라고 비즈니스를 안 다루나?' 라며 혀를 차실 분들이 있을 것이다.
(혀를 못 차도록 틀니 한 달간 압수 할테다)

적어도 내 머리 속에서는 내가 스스로 정한 명칭.
나는 "비즈니스" 프로그래머야. 라는 생각은 나를 "다르게" 만들어준다.

내가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파견직이다 보니 비즈니스라는 견고한 주춧돌을 프로그래밍이 보좌하는 느낌으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직업관을 업계 선배분들이 쌓아주셨는데,

좀 더 쉽게 설명하면, "프로그램은 현업을 거들 뿐이었다."

그런데.

파견직이고 권한이 일천할 때도 내가 하는 일들이 엄청나게 큰 도미노의 하나였으며, 그 그림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타인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사람이 회사 내에 매우 극소수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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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부숴 버릴 수도 있고 모든 변화를 이끌 수도 있는 재미난 비즈니스 개발의 세계

나는 "왜?" 라는 질문을 달고 사는 사람인지라 내 업계 선배들이 심어준 가치관에 계속 도전을 하였다.

그런 끝에 내 결론은 다음과 같다.

"이 업계에 팽배해 있던 잘못된 가치 판단(비즈니스 > 개발)이 우리 모두, 심지어 우리가 관측하는 결과까지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다" 였다.

적어도 나는 비즈니스와 프로그램의 가치가 분명히 말하건데 완전 동일하다고 선언해 버렸다.

나는 비즈니스 적으로 가치가 없는 일이라면 프로그램도 무가치하다고 여기며, 반대로 프로그램 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면 비즈니스 적으로 필요한게 맞는지 반문하기도 한다.

나는 코드 한 줄을 볼 때도 모니터 넘어 넘어의 실무자와 사용자를 상상하며,
비즈니스 상황 하나 하나를 볼 때 들불처럼 퍼져나가는 영향도가 어디까지 뻗어나가 어디서 꺼져 버릴 지 상상한다.

이것이 나를 더 나은 개발자로 만든다고 말하지는 못한다.
다만, 내가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며 실천하게 해주는 "차이"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나는 남들과 다르다.

So, call me Business Progra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