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짧게 면접관을 하면서 얻은 지식이 몇 가지 있습니다.
지원자였을 땐 몰랐는데 면접관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을 다루겠습니다.

TL;DR 자기소개서(이력서) 양식부터 본인 스타일 대로 쓰세요.


1. 이력서(자기소개서)는 "광고 전단지" 이다.

사실 이건 저도 면접관의 입장이 되기 전까지는 안일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뭐 resume라는게 이력 열거하고 기술 열거하고 끝이 아닌가 했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사로잡혔던 핑계는 이랬습니다. "나는 예쁘게 만드는 건 못하니깐. 잘 알아서 이해해 주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충 썼었습니다. 몇 번의 피드백을 받고 이직 직전에 작성했던 최종 이력서 일부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만들 때 음식 전단지를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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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면접관의 역할을 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자기소개서 또는 이력서의 양식이 평범할수록 그 사람의 진가나 진심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력서는 광고 전단지와 똑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며 기본적으로 많은 경쟁자 중에 자신을 뽑도록 설득하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건 단순히 서류 통과가 목적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구직자들은 전부 다른 개성을 갖고 있습니다.
개성이 다르면 홍보도 달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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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지금 자소서에 장점 단점이 있거나 성장 배경 등이 있거나 제일 먼저 경력 사항이 덩그러니 열거되어 있다면 그 양식을 폐기하세요.


2. 이력서는 전략적으로 작성하자.

이력서는 단순한 서류가 아닙니다. 면접관이 특정한 질문을 하게 끔 던지는 "미끼"이거나 본 적도 없는 지원자에 대해서 캐릭터를 그리는 "단서"가 됩니다. 일단 채용 공고라는 것은 사람이 필요해서 뽑는 겁니다. 보통 사람이 필요한 경우는 둘 중 하나 입니다.

  1. 할 일이 정해져 있거나
  2. 어떤 일을 할 지 정하는 일 부터 해야 하거나(그 뒤에 일을 직접 하거나 사람을 더 뽑거나)

대부분 1의 경우이지만 비즈니스가 급변하는 시기에는 2와 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즉, 당신이 지원하는 회사의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서 이력서 작성의 전략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경우인 1의 경우에는 부합하는 기술과 경험에 대해서 열거하고
면접관이 너무 궁금해 할 사항(채용공고가 발생한 원인, 앞으로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을 안다는 사실)을 센스있게 써주는게 좋습니다.

앞에 불러두고 묻고 싶은 예: 책의 여백이 충분하지 않아 옮기지는 않는다.(페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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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불러두고 묻고 싶은 또 다른 예: 히오스에서 연승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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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해봤네!?

면접관이 이런 생각이 들게 하면 성공입니다.

이력서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면접관은 그 질문을 불러서 안 하고는 못 버팁니다.

그렇다면 다음부터는 지원자가 원하는 대로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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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특이한 케이스인 2의 경우(어떤 일을 할 지 정하는 일 부터 해야 하거나)에는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이런 경우에 필요한 이력서에 포인트는 "완주의 경험(깊이)"과 "다양한 경험(넓이)"의 혼합이 필요합니다. 깊이 + 넓이 = 지혜(또는 식견)를 지니고 있다는 겁니다.

경력 개발자 이상한 씨: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 이대로 간다면 내년 쯤엔 인력이 반절 정도 바뀌고 야근을 매일 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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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떠한 상황이나 징조를 보고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며 그 사람이 기술력도 된다면 2번 상황에 근접한 회사를 찾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Tip: 회사는 기본적으로 망하면 안되는 조직인지라 "리스크"를 관리합니다. 모호한 것들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리스크를 "이슈화" 시켜 해소하거나 축소시키거나 회피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이 불확실한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에는 절실합니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회사가 망하는 순간까지 계속 있습니다.


3. 면접관 능력 >= 지원자 능력 인 경우는 드물다

이력 사항만 보고 당신을 평가 할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당신과 같거나 또는 당신보다 뛰어나고 경험 많은 사람 밖에 없습니다.

열거되어 있는 이력 사항만으로는 설득이나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왜 힘들며 어떤 도전이 있었으며 어떠한 가르침이 있었는지. 지원한 직무와는 어떠한 연관성이 있고 어떻게 다를지에 대한 실마리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열거 된 이력사항으로만 지원자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미 면접관의 기술 수준 자체가 지원자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일 겁니다.

그렇다면 면접관이 그냥 그 일을 혼자 다 하고 말겠지요.

조금이라도 특색이 있는 부분에는 상세한 내용을 추가하세요.

면접관 프리더 님: 당신이 대충 말한 이력 다 이해하는 저는 사실 다 할 줄 아는 사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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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응시자의 입장에서 이력서 작성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봤습니다.
좋은 이력서는 진짜로 이력'만' 이야기 하는게 아닙니다.
온라인에 떠도는 흔한 이력서 양식은 젊은 조직. 기술 지향적인 회사에선 그리 달갑게 보는 양식이 아닙니다. 그냥 이력서가 아니라 "자기소개서" 라고 생각하시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처음부터 만든다고 생각하세요.

거듭 말씀드리면 디자인을 예쁘게 하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같이 일하면 좋을 사람이라는 내용
이 담겨야 합니다.

응시자가 개발자로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 직업인으로서 가치있게 여기는 것들과 지원하는 회사의 처한 상황과 잘 조합해서 작성하신다면 서류 부터 면접까지 좋은 경험으로 가득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