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도시락 싸고 다니며 말리기 힘들어서 그래요.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할거면 SI, SM 처럼 파견가는 비즈니스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해야 겠다면 "불나방"이 아니라 "자토이치"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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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supims/394
↑ 위는 작년 기준으로 작성된 마음에 쏙드는 개발자 구인에 관한 글입니다.

SI 시장에서 일을 배우고 수행해 온 개발자 입장으로 제 맘대로 위의 글의 바통을 받아 이어 나가자면, SI에서 촉발, 파생되는 모든 시장(이하 그냥 SI)의 구인난은 지속적인 현상이 될 것입니다.

그 시장의 불합리함은 새로이 직업 전선에 뛰어드는 세대들에게 거길 들어가느니 백수로 노력을 하다가 다른 곳에 신입을 가겠다는 상황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방식의 인력 관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관리자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도전의 시기 입니다.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한 인력이탈 무한반복 시나리오

= 무능 집약적인 회사로 거듭나는 방법

1. 아랫 사람 대하 듯 회유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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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번만 참으면 된다, 처우개선 떡밥 등의 공수표 부도로 인한 인력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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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잔여 인력 단도리. 충성충성충성 (다시 1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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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적으로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차근차근 정리해서 다루는 시간을 따로 갖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SI 거지같은 이유에 대한 원색적인 열거 보다는 "자토이치"가 어떻게 등장하는 지에 좀 더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불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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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방은 SI 개발자들이 처한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SI 시장은 본질이 고객 회사가 진행하는 비즈니스에 따라 시장이 형성되고 인력이 오고가는 시장입니다.

불나방처럼 "SI 시장의 동향"이나 회사가 바라는 것만 따르다 보면 개발자 개인이 원하는 곳에 도달 전에 몸이 망가지기 일수이고, 단순 연차식 코스트 산정은 비용 이슈로 직결되어 "직업적으로 단명"하기 때문에 불나방과 같습니다.

영업 관점으로 SI는 사람이 저렴해야 비즈니스를 운용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렴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저렴한 기술을 사용하게 될 겁니다.

결국 고찰이나 섬세한 재사용성 고려 대신에 비용 상의 이슈로 Ctrl + C, Ctrl + V 에 가까운 경험. 이론보다는 막무가내 실전. 무공으로 치면 내공보다 "외공"만 쌓이기 쉽습니다. (왜인지 모르는데 되어서 이렇게만 하더라.)

이런 저질 소프트웨어가 기업 비즈니스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허다하며 우리가 눈살을 찌푸리는 얼토 당토 않는 전산 오류를 야기시킵니다.

하루에 92억 정도는 날려주는 오류라던가 말이죠.


자토이치

그렇지만 어려운 풍토에서 "자토이치" 같은 사람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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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토이치는 맹인 검객이지만 일반적인 검객들보다 훨씬 강한 일본 미디어 속 인물입니다.

불나방은 흔하지만 자토이치 같은 사람은 등장하기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SI에서 일을 하면서 서비스의 시작운영, 종료 등 실제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가 동작하는 환경에 대한 "맥락있는 경험"을 하기도 힘들고 전문적 이고 심오한 기술을 장려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회사가 바라는 대로 살아가면 반복적인 구축만 또는 운영만 하는 환경에서 사이클을 돌다가 재수 없어서 프로젝트의 순환 사이클에서 벗어나게 되면 계속 고객사의 사업 계획과의 엇박으로 안 좋은 긴급, 악성 프로젝트의 소방수로 전전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도 여러가지 제약 사항 속에서도 스스로를 갈고 닦고 부단한 노력 끝에 분명히 자토이치처럼 네임드라 칭해도 될 만큼 뛰어난 개발자들이 등장한 경우도 매우 드물지만 본 적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주경야독의 생활화입니다.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하시고 퇴근해도 공부하시고 최종 학력이 문제면 사이버 대학교 과정 수강하시고, 스터디 모임도 가시고, 블로그나 깃헙의 본인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학습 내용을 정리하시고.. 실력이 안 늘면 사기입니다. 근본적으로 회사에서는 조용 조용해도 대외적으로는 활발하게 커리어 성장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계십니다.

제가 많은 캐릭터 중에 자토이치라는 캐릭터를 빗대어 표현한 것은 자토이치가 SI쪽 개발자가 처한 현실과 많이 비슷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제한 된 시야와 거동, 사회적 약자, 이로 인해 겪는 다양한 고충, 생존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 상처 입고 시행착오를 겪었을 자토이치라는 캐릭터가 겪었을 인생일 겁니다.

저는 자토이치를 통해 직업인으로서, 개발자로서의 숙명 같은 것들을 떠올렸습니다.
지금도 SI 어딘가에는 자토이치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스스로 갈고 닦는 사람들이 숨어있을 겁니다.


마무리

아래는 웹 개발 관점에서 세분화 된 3개의 독립된 직군의 커리어를 충족시키기 위한 학습 로드맵입니다.
https://github.com/kamranahmedse/developer-roadmap

  1. 뉴비
    intro

  2. 프론트엔드 개발자
    frontend

  3. 백엔드 개발자
    backend

  4. 데브옵스 개발자
    devops

복잡하고 해야할 게 밖에서 보기보다 훨씬 많다는 걸 이해시키기 위해서 위에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별개의 직군을 아직도 사람 하나로 퉁치려는 곳이 SI에는 아직도 많습니다. 시스템 구축 방법론 자체가 낡은 곳들이 그러한 곳들인데 아예 저런 역할들이 등장할 정도로 코드가 분화되지도 않아서 Ctrl + C, Ctrl + V 로 돌아가는 곳들 정말 많습니다.

경영진, 또는 관리자 급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결국 개발자는 모두 제각기 다르게 주어진 환경에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한 기술 전문직이라는 사실을 외면하지 마세요.

영업은 당신들이 하겠지만 내뱉은 말을 지키는 건 당신들의 동료인 개발자들입니다. 어떤 교육, 어떤 서적, 코드를 보고 깨달을 수 있는 개발자는 자신의 일을 취미로, 생활로, 인생으로 생각하고 늘 고민하고 있기에 그런 단편적인 상황을 통해서도 통찰력있는 코드나 아이디어를 내놓는 겁니다.

그런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찾아보면 회사에 반드시 있습니다.)

오히려 외부에서 새로 기술을 배우는 개발자 지망생들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최초 학습 과정부터 인지해서 그런 몰이해와 무리수가 없습니다.

기술의 진보로 인한 개발 패러다임 변화로 야기된 모든 것의 변화를 영업에선 아직도 과거 방식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SI 인력난의 근본 원인입니다.

자토이치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을 불나방으로 만들거나 자토이치를 떠나게 하지 마세요.

개발자를 목표로 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누군가는 짧은 기간에 뛰어난 개발자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공감하는 성장의 왕도는 결국 꾸준한 시간 투자입니다. 하나를 모르겠으면 실은 열을 모르는 거고 열을 모르면 실은 백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식 입니다.

현재의 SI는 그런 하나에서 촉발되는 백의 깨달음을 얻기에는 불가능한 업무 환경이고 당연히 개발자로서의 성취(기술과 돈)를 이루기에는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쭉 이끌어나가는 회사가 좋습니다. 소프트웨어 탑티어 급인 회사나 IT기술 기반의 스타트업(B2C쪽)이나 자체 솔루션을 지니고 있는 회사를 택하세요.

커리어로서의 개발자를 꿈꾼다면, 아직은 SI판에서 올바른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제일 좋은 건 그냥 현대식 전차부대(N사,K사와 유사한 조직구조)의 일원이 되시길 간절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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